히바로는 넷플릭스에서 방영되고 있는 Love, Death and Robot이라고 하는 옴니버스식 애니메이션 영화의 한 에피소드다. Jibaro는 원래 의미는 푸에르토리코의 농부, 노동자를 뜻한다고 하는데 남자 주인공의 이름이라고 한다.
여자 주인공인 세이렌(Siren)은 반은 인간이고 반은 물고기인 여성(?) 으로써 목소리로 사람을 유혹해서 수장시킨다고 한다. 온몸을 빠지지 않고 보석으로 장식한 점이 흥미롭다. 히바로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군인으로서 세이렌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결국 세이렌의 보석을 탈취하는 데 성공했으나 연못의 물을 마신 후 청력이 되살아나는 바람에 결국 유혹에 넘어가 목숨을 잃고 말았다.
세이렌의 모습이 상당히 매혹적인데 동서양 여성의 장점만 합쳐서 만든 주인공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얼핏 동양적인 모습이 보이기도 하다.
상당히 비주얼이 충격적이고 동작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애니메이션이라는 생각이 처음에는 들지 않았다. 감독말로는 완전히 잘못된 이유로 사람을 선택하고 상대방에게서 마찬가지 이유로 선택을 당해 결국은 비극으로 끝나는 파괴적인 사랑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하는데 정말 잘 만든것 같다. 글로만 보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직업의식인지는 몰라도.. 아니 맞을 것이다. 완전히 잘못된 선택이란 인터페이스를 잘못 이해해서 그런 것이다. 히바로가 가지고 있는 인터페이스는 '보석을 탈취한다'인데 반면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인터페이스는 가지고 있질 않다는 것을 세이렌은 몰랐던 것이다. 내용으로 봐서 세이렌은 보석을 탈취하는 군인들임을 알았던 것 같다. 하지만 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것은 몰랐던 탓에 히바로를 특별한 사람으로 분류시켜 버리고 자신이 접근해도 되는 사람으로 대했던 것 같다. (히바로가 멋진 남자여서 첫눈에 반한게 아니다)
보통 인터페이스 하나는 여러개의 action으로 구성이 되는데 이런 문제 때문에 모든 action을 만족하는지를 점검을 해야 한다. 영화에서는 히바로가 목숨을 잃는 것으로 끝났지만 현실에서는 시스템이 완전히 망가진다. 인터페이스는 약속이기 때문에 action 모두 약속을 지켜야 한다. 히바로가 가지고 있는 다른 action인 '보석을 탈취한다'를 약속과 다르게 보석을 탈취하지 않고 세이렌과 눈이 맞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 자식이 생겼을 거다. 이렇게 되면 스토리 자체가 성립이 되질 않는다. 즉, action으로 선언을 했으면 거기에 맞게끔 행동해야 한다. 히바로는 인터페이스에 맞게 행동을 했을 뿐이고 세이렌이 잘못 해석한 것이다. 아니 해석이라기보다 처음부터 점검을 하지 않은 것이다. 아마도 처음 당하는 경우라서 그런 것 같은데 소프트웨어에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어찌 되었건 감독의 말이 맞다. 잘못된 선택, 잘못 해석한 인터페이스가 파국적인 결말로 끝난다는 말은 맞는 말인 것 같다.
인터페이스 잘못 설계하고 구현하면 죽을 수 있다. 시스템이건 사람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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