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하루종일 온라인에서 생활하고 온라인 생태계를 만드는 일을 하면서도 온라인에서 갈 곳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지만 지금은 조금 허전한 느낌이 든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온라인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도 하고 했었는데 어느 순간 모두 끊어 버린 이유는 한 가지였다.
.. 내가 강아지하고 이야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상대방을 모르고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아무 의미도 없고 시간 낭비일 뿐이란 걸 깨달았다.
그래서 지금까지 온라인에서 사라졌던 것 같다. 사실 그 당시에 할 말도 그렇게 많지 않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나도 어느 정도 할 말이 있을 것 같고 무엇보다 내 이야기를 남겨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어떤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써 살아온 인생,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누군가는 흥미 있게 들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단 1명이라도 내 이야기를 들어준다면 그걸로 만족한다. 오프라인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관심 있게 들어줄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내가 글을 잘 적는 재주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잘 적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글에 대해서는 살면서 감동을 느낀 적이 없었는데 몇 년 전 '영재발굴단'에 나왔던 초등학생이 쓴 글을 보고 거의 충격에 가까운 감정을 느꼈었다.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는데 뭐랄까 글들이 가슴에 팍 꼽히는 느낌을 받았고 나도 저런 감동을 다른 사람에게는 주지 못하겠지만 최소한 나와 닮은 사람에게는 어떤 식으로던 감동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어떤 주제를 가지고 글을 쓸지 정해진 것은 없지만 틈틈이 글을 쓸 생각이다.
나와 성향과 가치관이 닮은 사람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고 그렇지 않더라도 나의 글을 누군가 보고 고개를 끄덕거릴 정도의 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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