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풍요로웠던 마지막 프로젝트

일상

어느 스타트업 창업자

수지잡스 2023. 6. 26. 13:15

내가 볼 때 이 사람이 진정한 스타트업의 현실적 모델 같다.

 

 

바로 17년 전 인간극장에 소개되었던 분인데 '두더지 포획기'를 발명한 분이다.

사람들이 자신의 발명품을 조롱하고 무시하는데 충격을 받아 서럽게 우는 장면이다.

 

내 기억에 재미있게 봤던 에피소드인데 나의 경험과 오버랩되면서 위의 장면에서 가슴이 뭉클했던 기억이 난다. 

사실 모든 스타트업을 하는 사람이 그렇겠지만 자신의 아이디어가 당연히 시장에 먹힐 줄 알고 더 나아가 내 아이디어의 배경이 되는 고민을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같이 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다는 점도 나와 똑같다.

다만 나와 이 분이 틀린 점은 포기하지 않고 시도를 했다는 점인데 무엇보다 해외를 노렸다는 점이 흥미롭다.

 

국내에서 두더지로 피해를 본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상식적으로 많지 않을 것으로 퍼뜩 떠오르는데 이 분은 발명 당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과장을 조금 보태면 세상 모든 사람이 두더지에게 피해를 보고 있고 두더지 잡는 기구 있으면 엄청나게 센세이션 한 반응을 일으킬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나도 그랬다.

 

 

자신과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은 의외로 별로 없다는 것을 알아채기까지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다. 한데 이미 시스템은 다 만들어놨고 돈은 돈대로 투자가 되었고 수요처라고 하는 곳의 반응은 갈수록 시원치 않고 결국 접는 데까지 시간은 그리 걸리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이 분은 자기 시간과 돈을 투자를 하고 나름 시장조사를 하고 매출도 기대를 했던 것 같다. 현재 스타트업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투자자들에게 제일 먼저 듣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어느 정도는 준비를 했던 것 같다. 사실 좋아서 발명하는 사람이 투자까지 생각하지는 않았겠지만 투자받을 생각을 하고 시작하는 스타트업은 이 프로를 보면 혀를 찰지도 모르겠으나 스타트업은 이 사람처럼 해야 한다고 본다.

 

자기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자신이 있는 사람이 스타트업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이 분은 친구 같은 현명한 아내가 있어서 더 쉽게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 분은 현재 해외 수출이 잘돼서 건물주가 되셨다고 한다.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그때의 경험과 기억이 도움이 되었다는 점은 좋은 추억이지만 시간과 비용을 많이 허비했다는 점은 많이 아쉽다. 하지만 언젠가 다시 도전할 기회가 주어지면 아마도 다시 도전할 것 같다. 건물주는 아니지만 누군가(약 1000만 명 정도) 내가 만든 제품(소프트웨어)을 사용해 준다면 정말 이 아저씨 한번 찾아뵈러 갈 것 같다.

 

두 분 다 건강하시길 바란다.